둔촌주공 조합 "공사비 조건부 증액"…시공단 "신뢰 무너졌다"

입력 2022-04-20 18:37   수정 2022-04-20 18:38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공사중단 사태의 쟁점인 공사비 증액에 대해 조합이 조건부 수용 의사를 드러냈지만, 시공사업단과의 협상이 무산되며 소송전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5일 공사 중단 직전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업단에 공사비 증액을 수용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당초 1만1106가구였던 규모를 1만2032가구로 늘리고, 상가 공사까지 포함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변경하면서 2조6708억원이던 공사비를 2020년 3조2294억원으로 5586억원 증액했다.

조합은 집행부 교체 후 공사비 증액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공사비 증액 계약은 총회에서 검증보고서를 공개한다는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절차를 위반했기에 무효라는 주장이었다. 지난달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계약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시공사업단에는 공사비 확정을 위한 재검증을 요구했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시공사업단과 마찰을 빚던 조합은 지난 15일 공사가 중단되기 며칠 전인 11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조건부 공사비 증액'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문은 시공사업단과 체결한 공사비 증액 계약을 인정할 테니 고급화 공사에 조합의 요청을 적극 수용하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사비 증액을 인정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과는 다른 내용이다.
조합 "고급화 공사에서 조합 요구 수용하면 공사비 증액"

조합은 공문을 통해 시공사업단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연석회의 상정 안건은 △지분제 계약을 도급제 계약으로 변경한다 △새롭게 작성할 계약서의 도급공사금액은 3조2292억원으로 하되, 계약서 작성 이후 공사비 검증 절차를 거쳐 산출된 금액을 기준으로 변경한다 △고급화 공사(특화 공사, 마감재 공사 등)는 조합의 요청을 적극 수용한다. 단, 조합은 고급화로 인해 증가되는 비용을 추가 공사비로 지급한다 △합의 내용을 기반으로 최대한 빠른 시기에 일반분양을 해 기성공사비를 정산한다 △합의 시 (시공사업단의)사업비 지원을 재개한다 등이다.


시공사업단은 11일 공문 수령 직후 △공사변경 계약서의 유효성 인정 △추가 공사지연 방지를 위한 감리단의 자재 승인 근거자료 제공 △공사비 재검증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공사비 기발생 손실분 협의 △상가 대표 단체와 조합의 분쟁 종료 확인 등의 문제를 함께 협의하자며 확대회의를 제안했다. 다만 조합이 자신들이 제안한 안건만 논의하자고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돼 공사중단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업단 "소송에 총회 결의까지…조합과 신뢰 무너졌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현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은 공사비 증액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다"며 공사비 증액만으로는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이 고급화를 이유로 특정 마감재 업체 사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마감재 업체 결정 권한은 시공사업단에 있기에 이미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조합의 요구를 수용하려면 기존 공급업체에 대한 손해배상을 조합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이 마감재 승인을 미뤄 공사가 지연된 문제를 비롯해 여러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데, 조합이 이에 회신하지 않아 15일 공사가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사비를 증액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증액 계약에 대한 무효 소송을 냈고 16일 총회에서는 공사비를 늘린 변경계약 의결을 취소했다"며 "갑자기 말을 바꾸는 조합을 신뢰할 수 없다. 시공사업단과 조합의 신뢰 관계는 이미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파행을 거듭하자 서울시가 재차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강동구청과 함께 약 10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지난달 중재에서 손을 뗀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업단 양측이 대화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중"이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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